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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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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12일 저녁,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 놀랍게도 완전한 실외 공간, 공장 내 도로 공간이었다.
차나 노동자가 다니는 공장 내 도로 위 4~10m 사이 상공에 고로, 전기로, 코크스 공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한 가스를 공장 내 발전소까지 운반하는 대형 배관이 여러 개 지나간다. 이 중 전기로에서 발생하는 LDG 가스는 60% 이상이 일산화탄소로 구성되어 있다. 이 배관 부위를 보수하는 팀의 기장이었던 고인은 이틀 전인 12월 10일 보수한 부위를 확인, 점검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가 사고를 당했다. LDG 가스의 고농도 일산화탄소에 질식된 것이 응급실 검사 결과 확인됐다.
현대제철지회는 한국무역보험공사 금속노조,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본부, 지역노동안전보건단체 새움터 등과 함께 곧바로 현대제철중대재해비상대책위원회(대책위)를 꾸리고 사고 원인 조사,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노동부 대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2월 24일 현대제철지회 정재윤 노안1부장으로부터 전화로 상황을 전해 들었다.
육안으로도 확인될 정도의 배관 첫직장 파손
▲ 고인이 숨지기 전 작업하던 장소. 육안으로도 확인될 정도로 가스 배관의 균열이 심하다. 대출금상환계산기
ⓒ 현대제철당진공장중대재해비상대책위원회
사고가 난 이후에야 드러나는 것들이 있다. 이번 사고도 그랬다. 배관의 파이프와 파이프 사이 이음매 부분인 익스팬션 조인트(신축이음)가 육안으로 cd변동금리 도 확인될 정도로 심하게 손상돼 있었다. 11월 20일경 이번 사고 부위 근처에서 일산화탄소가 1000 ppm(정상 범위 30ppm 이하) 넘게 측정돼 긴급히 대응한 적도 있었다. 회사가 가스 누출이나 노후 배관 문제에 안일하게 대처해온 것이다.
"사실 배관을 그런 식으로, 배관 정비팀이 가서 메탈 본드로 임시 땜빵 하 시중은행이율 듯이 보수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회사가 돈이 없다는 핑계로 그렇게 대처하다보니 발생한 사고다. 사고 조사를 하다 보니, 이 건은 수리가 아니라 바로 교체를 했어야 할 정도의 큰 문제였다. 회사는 말로만 안전, 안전 외치지만 사실은 꼭 필요한 예산 투자도 안 했던 것이다. 11월의 일산화탄소 누출 이후 회사는 내년 4월에 배관을 교체하겠다고 했었다. 교체할 부품 생산에 시간이 걸린다고 했지만, 애초에 노후와 누출 등 사고를 대비해 예비 부품을 확보하고 있어야 했다. 회사가 잘 대비했으면 나지 않았을 사고라는 생각에 화가 난다."
이런 사고를 겪고 보면, 회사의 안전정책이라는 것이 얼마나 헛된지가 잘 드러난다. 현대제철은 10대 안전수칙(Safety Core Rule, 아래 SCR)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핵심 안전수칙을 선정해 제철소 내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겠다며 2015년 도입했다. 안전보호구 착용, 작업절차 준수, ILS(Isolation and Locking System, 물리적 기계적인 수단으로 작업 전 잠금을 실시해 재해를 방지하는 시스템) 등 5대 준수 항목을 잘 지키고, 공장 내 과속, 음주나 (지정장소 외) 흡연 등 5대 금지 항목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회사는 안전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2023년 8월부터 위반 차수와 관계없이 SCR 위반에 따른 휴업 안전사고 발생 시 위반자를 인사위원회에 즉시 회부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일하다 다친 사람을 징계 대상으로 삼겠다는 정책이다. 실례로 근속 19년의 노동자가 일하는 공간의 폐자재 철판을 치우다가 허리를 삐끗해 외상성 요추간판 탈출 진단을 받은 일이 있다. 36kg이나 되는 중량물이었다. 혼자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다쳐서 수술 받은 것도 억울한데, '중량물 인력 운반 시 둘이 들어야 한다'는 작업절차 미준수에 해당한다며 SCR 위반 카드를 발급받았다. 이 노동자도 인사위원회 회부 대상이다. 왜 30kg도 넘는 물체를 혼자 치우게 되었는지, 같이 나를 사람은 있었는지는 묻지 않는다. 회사의 이런 정책은 산재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의 근본 원인과 회사의 책임을 밝히기에 앞서 노동자 스스로 재해자의 행동상 잘못을 찾게 만든다. 이번 사고에서도 그랬다.
노동자 행동만 단속하려는 회사에서 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사고 직후 회사 측에서, 고인이 마스크를 처음부터 착용했는지, 가스에 노출된 후 낀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었다. 회사에서 지급한 마스크 자체가 고농도 일산화탄소 노출을 대비하기에 적당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러니까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사망한 조합원의 잘못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얘기가 돌았다. 마스크를 썼느니 안 썼느니, 정비를 하는 날이 아니었는데도 현장에 가서 사고가 났다는 얘기가 조합원들 사이로 흘러갔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유족들도 강력하게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지 말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회에서 소식지 등으로 사고의 진짜 원인을 알리려고 노력 중이다. 지역 언론에서 여러 차례 다루면서 조합원들 밴드 등에서 서로 소식을 전하기도 하는 것 같다."
지회는 지난 6월 집행을 시작한 이후로 지속적으로 SCR 위반에 따른 징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다. 제대로 된 사고 조사를 통해 재발을 막아야 하는데, SCR만 강조하면 결국 개인이 '조심'하라는 얘기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기계를 정비하다가 15군데나 골절된 사례가 있었다. 관련한 사고 조사 회의가 노사 간에 진행 중이고 마무리되지도 않았는데, 회사가 자체적으로 SCR 카드를 발급했다. 사고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도 않는다는 얘기다. 원칙대로라면 사고의 원인을 찾고, 다시 발생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할지 논의하고, 그 결과가 먼저 나와야 하는데, 회사는 재발 방지보다 '누구 책임이냐, 누구 잘못이냐' 이렇게만 접근한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심하게 다친 조합원까지 징계위원회 대상으로 올려놓게 되는 것이다."
▲ 유가족과 현장 조사 중인 정재윤 노안1부장(왼쪽). 위쪽의 노란색 배관이 사고가 난 LDG 배관이다.
ⓒ 백승호
다른 한편, SCR 위반에 따른 징계가 '휴업'이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해당하므로 휴업을 발생하지 않게 하는 방식으로 산재 은폐가 일어나기도 한다.
"손에 끼임 사고가 발생해서 여섯 바늘이나 꿰맨 조합원에게 상사가 공상 처리를 유도한 일이 있었다. 총 치료기간이 4개월이나 필요한 중상이었다. 손에 붕대를 감은 채로 출근까지 하라는 말에 조합원이 산재하겠다고 나서니, 상사가 현장에 '앞으로 SCR 적용 강화하겠다'는 메일을 돌렸다. 이건 명백히 협박이다. 다행히 이 건은 노조가 SCR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고 있을 때라서, SCR을 아예 발급하지 않게 했다.
그런데 오늘 또 다른 전화를 받았다. 오랫동안 일해서 어깨 회전근개 파열을 진단받은 조합원이었다. 산재를 신청하고 싶은데 SCR 관련 징계 대상에 근골격계 질환도 포함되느냐고 묻는 것이다. 회사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무조건 작업절차 미준수 등을 들이미는데, 이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다. 누구든 대상으로 걸 수 있다. 그러니 현장에서는 모든 산재 신청에 대해 조합원들이 위축되는 것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어이가 없다. 다치면 산재하지 말고 휴가 써서 쉬라는 얘기가 현장에 퍼지는 것 같아 걱정이다."
그래서 대책위에서도 인권실태조사를 기획하고 있다. 억압적 안전 관리가 노동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SCR 위반이면 그날 바로 퇴출될 수도 있는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그 압력이 더 클 것이다. 중대재해 이후, 대책위와 노동조합이 문제제기를 지속하고 있지만 회사의 입장에는 큰 변화가 없다.
"지회가 집행을 시작한 지 6개월쯤 됐는데, 초반부터 계속 SCR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있다. 그 뒤에 사망사고까지 발생했지만 회사 입장은 큰 변화가 없다. 아직 회사와 논의가 계속 진행 중이긴 한데, 얼마 전에는 징계 대상을 휴업 발생 사고 전부가 아니라, 00일 이상의 휴업으로 제한하는 건 어떻겠냐고 하더라. 이것 역시 많이 다칠수록 징계한다는 얘기라 말이 안 된다. 안전팀에 있는 직원들에게 '본인이 다쳤다고 생각해봐라, 네가 산재 당했는데 심할수록 징계된다고 하면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고 따지고 있다. 예방할 생각을 해야지, 왜 잘못한 사람, 징계 대상을 먼저 찾으려 하는지 모르겠다. 사람이 사망한 뒤에도 이런 태도가 계속된다는 게 서러운 마음마저 든다. 유가족 중 한 분이 우리 회사에서 안전지킴이로 일해본 적이 있으셔서 SCR 문제에 대해 잘 아신다. 감사하게도 유가족들도 발인을 미루고 함께 문제제기하고 계시다. 반드시 이 문제 해결하겠다."
마스크 착용 여부로 사고 조사가 이루어지면 회사의 가스 배관 정비 정책은 관심에서 멀어지고, 노후 배관이라는 위험은 더 커진 채 남아 있게 된다. 지난달 <일터>에서 소개한 금속노조 경기지부 사례처럼 사고 발생 시 재해자 탓을 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 개별 사업장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번 사고 대응 과정에서 넓은 연대로 노동자 단속 중심의 안전정책이 반드시 폐기돼야 하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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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노동자가 다니는 공장 내 도로 위 4~10m 사이 상공에 고로, 전기로, 코크스 공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한 가스를 공장 내 발전소까지 운반하는 대형 배관이 여러 개 지나간다. 이 중 전기로에서 발생하는 LDG 가스는 60% 이상이 일산화탄소로 구성되어 있다. 이 배관 부위를 보수하는 팀의 기장이었던 고인은 이틀 전인 12월 10일 보수한 부위를 확인, 점검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가 사고를 당했다. LDG 가스의 고농도 일산화탄소에 질식된 것이 응급실 검사 결과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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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안으로도 확인될 정도의 배관 첫직장 파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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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배관을 그런 식으로, 배관 정비팀이 가서 메탈 본드로 임시 땜빵 하 시중은행이율 듯이 보수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회사가 돈이 없다는 핑계로 그렇게 대처하다보니 발생한 사고다. 사고 조사를 하다 보니, 이 건은 수리가 아니라 바로 교체를 했어야 할 정도의 큰 문제였다. 회사는 말로만 안전, 안전 외치지만 사실은 꼭 필요한 예산 투자도 안 했던 것이다. 11월의 일산화탄소 누출 이후 회사는 내년 4월에 배관을 교체하겠다고 했었다. 교체할 부품 생산에 시간이 걸린다고 했지만, 애초에 노후와 누출 등 사고를 대비해 예비 부품을 확보하고 있어야 했다. 회사가 잘 대비했으면 나지 않았을 사고라는 생각에 화가 난다."
이런 사고를 겪고 보면, 회사의 안전정책이라는 것이 얼마나 헛된지가 잘 드러난다. 현대제철은 10대 안전수칙(Safety Core Rule, 아래 SCR)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핵심 안전수칙을 선정해 제철소 내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겠다며 2015년 도입했다. 안전보호구 착용, 작업절차 준수, ILS(Isolation and Locking System, 물리적 기계적인 수단으로 작업 전 잠금을 실시해 재해를 방지하는 시스템) 등 5대 준수 항목을 잘 지키고, 공장 내 과속, 음주나 (지정장소 외) 흡연 등 5대 금지 항목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회사는 안전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2023년 8월부터 위반 차수와 관계없이 SCR 위반에 따른 휴업 안전사고 발생 시 위반자를 인사위원회에 즉시 회부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일하다 다친 사람을 징계 대상으로 삼겠다는 정책이다. 실례로 근속 19년의 노동자가 일하는 공간의 폐자재 철판을 치우다가 허리를 삐끗해 외상성 요추간판 탈출 진단을 받은 일이 있다. 36kg이나 되는 중량물이었다. 혼자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다쳐서 수술 받은 것도 억울한데, '중량물 인력 운반 시 둘이 들어야 한다'는 작업절차 미준수에 해당한다며 SCR 위반 카드를 발급받았다. 이 노동자도 인사위원회 회부 대상이다. 왜 30kg도 넘는 물체를 혼자 치우게 되었는지, 같이 나를 사람은 있었는지는 묻지 않는다. 회사의 이런 정책은 산재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의 근본 원인과 회사의 책임을 밝히기에 앞서 노동자 스스로 재해자의 행동상 잘못을 찾게 만든다. 이번 사고에서도 그랬다.
노동자 행동만 단속하려는 회사에서 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사고 직후 회사 측에서, 고인이 마스크를 처음부터 착용했는지, 가스에 노출된 후 낀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었다. 회사에서 지급한 마스크 자체가 고농도 일산화탄소 노출을 대비하기에 적당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러니까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사망한 조합원의 잘못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얘기가 돌았다. 마스크를 썼느니 안 썼느니, 정비를 하는 날이 아니었는데도 현장에 가서 사고가 났다는 얘기가 조합원들 사이로 흘러갔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유족들도 강력하게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지 말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회에서 소식지 등으로 사고의 진짜 원인을 알리려고 노력 중이다. 지역 언론에서 여러 차례 다루면서 조합원들 밴드 등에서 서로 소식을 전하기도 하는 것 같다."
지회는 지난 6월 집행을 시작한 이후로 지속적으로 SCR 위반에 따른 징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다. 제대로 된 사고 조사를 통해 재발을 막아야 하는데, SCR만 강조하면 결국 개인이 '조심'하라는 얘기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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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편, SCR 위반에 따른 징계가 '휴업'이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해당하므로 휴업을 발생하지 않게 하는 방식으로 산재 은폐가 일어나기도 한다.
"손에 끼임 사고가 발생해서 여섯 바늘이나 꿰맨 조합원에게 상사가 공상 처리를 유도한 일이 있었다. 총 치료기간이 4개월이나 필요한 중상이었다. 손에 붕대를 감은 채로 출근까지 하라는 말에 조합원이 산재하겠다고 나서니, 상사가 현장에 '앞으로 SCR 적용 강화하겠다'는 메일을 돌렸다. 이건 명백히 협박이다. 다행히 이 건은 노조가 SCR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고 있을 때라서, SCR을 아예 발급하지 않게 했다.
그런데 오늘 또 다른 전화를 받았다. 오랫동안 일해서 어깨 회전근개 파열을 진단받은 조합원이었다. 산재를 신청하고 싶은데 SCR 관련 징계 대상에 근골격계 질환도 포함되느냐고 묻는 것이다. 회사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무조건 작업절차 미준수 등을 들이미는데, 이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다. 누구든 대상으로 걸 수 있다. 그러니 현장에서는 모든 산재 신청에 대해 조합원들이 위축되는 것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어이가 없다. 다치면 산재하지 말고 휴가 써서 쉬라는 얘기가 현장에 퍼지는 것 같아 걱정이다."
그래서 대책위에서도 인권실태조사를 기획하고 있다. 억압적 안전 관리가 노동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SCR 위반이면 그날 바로 퇴출될 수도 있는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그 압력이 더 클 것이다. 중대재해 이후, 대책위와 노동조합이 문제제기를 지속하고 있지만 회사의 입장에는 큰 변화가 없다.
"지회가 집행을 시작한 지 6개월쯤 됐는데, 초반부터 계속 SCR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있다. 그 뒤에 사망사고까지 발생했지만 회사 입장은 큰 변화가 없다. 아직 회사와 논의가 계속 진행 중이긴 한데, 얼마 전에는 징계 대상을 휴업 발생 사고 전부가 아니라, 00일 이상의 휴업으로 제한하는 건 어떻겠냐고 하더라. 이것 역시 많이 다칠수록 징계한다는 얘기라 말이 안 된다. 안전팀에 있는 직원들에게 '본인이 다쳤다고 생각해봐라, 네가 산재 당했는데 심할수록 징계된다고 하면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고 따지고 있다. 예방할 생각을 해야지, 왜 잘못한 사람, 징계 대상을 먼저 찾으려 하는지 모르겠다. 사람이 사망한 뒤에도 이런 태도가 계속된다는 게 서러운 마음마저 든다. 유가족 중 한 분이 우리 회사에서 안전지킴이로 일해본 적이 있으셔서 SCR 문제에 대해 잘 아신다. 감사하게도 유가족들도 발인을 미루고 함께 문제제기하고 계시다. 반드시 이 문제 해결하겠다."
마스크 착용 여부로 사고 조사가 이루어지면 회사의 가스 배관 정비 정책은 관심에서 멀어지고, 노후 배관이라는 위험은 더 커진 채 남아 있게 된다. 지난달 <일터>에서 소개한 금속노조 경기지부 사례처럼 사고 발생 시 재해자 탓을 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 개별 사업장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번 사고 대응 과정에서 넓은 연대로 노동자 단속 중심의 안전정책이 반드시 폐기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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